빅토리아 데이의 배신

64년간 영국의 여왕이었던 빅토리아 여왕의 탄생일 5월 24일.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5월 24일 직전의 월요일을 공휴일로 정해 빅토리아 데이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캘거리 가드너들은 빅토리아 데이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왜냐하면 이날부터 가드닝을 시작해야 추위의 위협에 벗어나 안전하게 가드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날을  '봄' 시작이라 말합니다.

빅토리아 데이를 기준으로 캘거리날씨는 급격히 좋아져서 나무에 새잎이 돋아나고 잔디도 파릇파릇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튤립을 시작으로 각종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기는 시기죠.

밤 기온도 영상으로 올라 텃밭에 모종을 옮겨 심어도 동사나 냉해 피해 없이 맘 놓고 텃밭작물들을 재배할 수 있는 안정기라 빅토리아 연휴엔 다들 모종 옮겨심기 바쁘답니다.

저도 연휴 전날 날씨가 좀 쌀쌀하긴 하지만  귀하게 생긴 상추모종을 그냥  놔둘 순 없어 화분에 옮겨 심었어요.
그런데 너무 어린 모종들이라 쇼크로 잠시 기절 상태인데 일어나 보지도 못하고 우박테러까지 당했어요. ㅠ.ㅠ

'설마 눈이야 오겠어?  
빅토리아 데이도 코앞이니 얼어 죽지는 않겠지..'  안일한 마음으로 심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 불안이 현실이 되었어요.
빅토리아 데이에 모종 심으면 안전하다는 말만 찰떡같이 믿고 옮겨 심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후드득 후다다닥 파박 파바박 우르릉꽝꽝
완전 빅토리아데이의 배신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