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상추

울 식구들 봄여름 건강한 밥상을 책임져 주는 텃밭 작물들.
상추, 깻잎, 고추, 호박, 겨자잎, 쑥갓, 곰취, 파, 부추, 차이브...
잦은 해일과 한 달째 지속되는 폭염 속에 애지중지 키운 넘들이라 그런가
파릇파릇 올라오는 상추와 깻잎들이 여느 화려한 꽃들보다
올 해는 더 귀하고, 더 예뻐 보입니다.

뒷마당 작은 틀밭과 화분에 키우는 소소한 텃밭농사지만
키우는 재미, 보는 재미, 먹는 재미에 한번 빠지니 매해 텃밭농사에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고기 굽는 날. 깻잎 상추 야채쌈은 원탑이고
샐러드, 샌드위치, 햄버거도 야채 걱정 없이 언제든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반찬 없는 날에도 장 보러 나가는 대신 휘리릭 뒷마당에 나갔다 들어오면 비빔밥이나 쌈밥상 뚝딱 차릴 수 있고,
특히 날이 더워 밥하기 싫은 날엔 찬밥에 물 말아 깻잎김치 한 장씩 얹어 먹으면 없던 입맛도 되살아 납니다.
텃밭에 차이브와 깻잎이 넘쳐나면 피자와 만두도 만들어 먹습니다.
피자와 만두는 아무거나 넣어도 맛있는 음식이지만 차이브와 깻잎이 들어가면 그 맛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생각과 걱정이 많은 날엔 깻잎 몇 장 따다 깻잎전 부쳐 맥주 한잔 드링킹 하면 모든 걱정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고
텃밭 작물로 만든 모든 음식들은 저와 우리가족에겐 힐링푸드랍니다.

여름이가고 서서히 가을이 오고 있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