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내리는 함박눈

캘거리에는 가끔씩 9월에도 눈이 내립니다.

9월에 내리는 눈은 지나가는 소낙비처럼 잠간씩 내리다가 다시 날씨가 좋아지면 금세 녹아버립니다.

그런데 이번 눈은 삼일째 내리고 있어 뒷마당에 심은 나무들이 무사히 버텨낼지 심히 걱정이 되네요.

 

9월에 내리는 눈은 한겨울에 내리는 눈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갑작스런 날씨에 적응을 못해 이곳 저곳에서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거든요.

 

때아닌 눈은 나무와 식물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폭군과도 같습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가지들은 힘없이 부러지거나 아예 쓰러져 버리기도 합니다.

큰나무들은 집이나 건물, 자동차를 덮쳐 종종 2차 사고로 이여지기도 하지요.

이번눈으로 인해 911에는 벌써 나무가 쓰러져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수십건 접수되고 있다고 하네요.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직 상추밭엔 싱싱한 상추가 쑥쑥 올라오고 화단엔 코스모스가 활짝 피여있는데...

내일이면 얼어서 못 먹을 상추.  마지막으로 저녁 밥상에 올릴 생각으로 얼른 한소쿠리 따옵니다.

화분들은 타프로 덮어두긴 했는데... 잘 버텨 줄런지...

 

  

  

 

눈오는 첫날.

아직 다들 무사합니다.

 

 

잠깐 내리고 멈출 줄 알았던 눈이 삼일 연속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포스팅 하고 있는 지금 이순간도 하염없이 내리고 있네요. ㅠㅠ

 

 

 

나무 가지 부러질까봐 한번씩 눈을 털어 주고 들어오긴 하는데...

밤새 얼어 붙어있는 눈들이 워낙 많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삼일째.

축축쳐진 나무들... 너무 안쓰럽습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바람도 없이 조용히 내리기만 하는 눈이 이젠 무섭습니다.

포플러 나무가지 하나가 부러진것 같습니다. ㅠㅠ

 

 

우리집뿐 아니라 옆집 나무들은 아예 우리집 담장넘어로 고개를 떨구고 있네요.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선사했던 가제보도 힘없이 폭삭 주저 앉았습니다.

 

 

 

봄마다 화사한 꽃과 향기로 내게 기쁨을 주던 사과나무.

잘 벼텨다오.

 

 

 

 

라일락 나무 완전 주저 앉았습니다. ㅠㅠ

 

 

앞집 나무도 가지가 부러진 것 같습니다. 그와중에 등교 준비하는 아이들.

현준도 학교 갔다가 그냥 왔습니다.  학교에 전기가 나갔다고...

 

 

 

집앞 도로.

한겨울이나 다름없네요. 낮 기온 0도.

 

 

심란합니다.

--------------------

눈이 그친 다음날... 

외출하러 나갔더니 동네가 쑥대밭이나 다름 없습니다. 

온전한 나무들이 별로 없어요.

몇 십년씩 그 자리를 지켰을 아름드리 가로수들도 가지가 꺽여진 채 서 있습니다.

오히려 작은나무들 보다 큰나무들 피해가 더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