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여름 열무 심기

여름이라 열무김치 담아 시원하게 냉면이나 국수 말아먹고 싶은데,,,
캘거리에서 싱싱한 열무 만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습니다.
한국 마트에 열무가 나왔다는 광고를 보고 서너번 열무 사러 찾아갔지만 번번이 허탕만 치다
이렇게 허탕만 치고 다니느니 내가 직접 길러 먹어야겠다 싶어 대신 열무 씨앗을 사 왔습니다.

그동안 캐나다에서 한국 채소 씨앗은 정식으로 수입해 판매하는 곳이 없어서 씨앗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한국 나갈 때마다 하나씩 사 와 냉동고에 보관하고 몇 년씩 사용했었는데,,,
올해는 정식 수입업체가 생겨 한국 채소 씨앗 구입이 한결 쉬워졌어요.
그 덕분에 열무도 길러봅니다.

달라마트에서 산 모종 포트에 흙을 담고, 씨를 뿌리고,
물받침 용도로 버섯 포장용기에 포개 놓으니 사이즈가 세트인양 아주 딱 안성맞춤입니다.

내년 봄 깻잎과 다른 모종 심을 때 요런 방법으로 심어서 빵 포장용 뚜껑 달린 투명 용기에 넣어 두면
습도랑 온도도 잘 유지 될 것 같고, 모종 발아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을 흠뻑 주고 삼일이 지나니,,,
세상에 세상에,,, 삼일 만에 새싹이 나왔어요.
이렇게 새싹이 빨리 나는 줄 알았으면 모종 포트에 심지 말고 그냥 텃밭에 뿌리는 건데,,,
텃밭에 옮겨 심느라 괜한 수고를 했습니다.
발아기간 이주 정도 걸릴 줄 알고 모종 포트에 심고, 그동안 상추 열심히 뜯어먹고 그 자리에 열무 밭 만들 요량이었는데,,,
열무 씨 발아가 너무 빨라 꽃대도 안 올라온 적상추를 눈물을 머금고 뽑았습니다.

그래도 옮겨 심은 열무 새싹들 보고 있으면,,,
파릇파릇한 떡잎들이 제게 하트를 막 날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기븐이 좋아요. 열무 새싹. 너무 이쁘죠?
눈 내리기 전까지 얼른 키워 잡아먹어야 할 텐데, ㅎㅎ
당분간 새들이 못 뜯어먹게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얄미운 녀석들이 어떻게나 새싹은 귀신처럼 알고 쏙쏙 잘 뽑아 먹어는지... ㅠㅠ

 

20 일 후